아마데우스, 최고의 클래식 영화 그리고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영화 아마데우스 포스터

 

1. 천재 모차르트와 범인 살리에리의 갈등, 아마데우스 영화 감상

시골의 작은 중학교 다니던 시절에 음악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클래식을 들려주시곤 했습니다. 카세트 테이프에 담긴 비발디 <사계>,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등을 작은 녹음기를 통해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때의 기억 때문이었을까요? 어느덧 나이란 걸 먹다보니 다시 클래식이 듣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모차르트의 음악 듣기였습니다.
 
35세에 요절할 때까지 총 626개의 곡을 작곡한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아마데우스는 동명의 희곡 아마데우스를 영화로 만든 것입니다. 198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8개의 상을 휩쓸었으며, 안토니오 살리에리 역을 맡은 배우 F 머레이 아브라함은 모차르트 역을 맡은 톰 헐스를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받았습다. 자신이 갖지 못한 재능에 대한 질투와 신에 대한 원망으로 서서히 미쳐가는 음악가 살리에리가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으로 평가된 것이죠.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늙고 병든 살리에리가 '내가 모차르트를 죽였다'라고 외치며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비운의 천재 모차르트가 어떻게 살다 갔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천재 모차르트를 질투하는 평범한 재능을 가졌지만 성공한 비운의 살리에리를 등장시키는 것입니다.
 
모차르트가 작곡한 수많은 클래식 음악은 거의 모든 작품이 대작이자 명작이라 불릴 만큼 지금까지도 그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모차르트는 돈을 무척 잘 벌던 음악가였지만 항상 버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쓰는 낭비벽과 도박을 즐겨하는 습관으로 늘 빚더미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경건한 카톨릭 신자였던 살리에리는 꾸준한 노력과 경건한 신앙심으로 규범적인 생활을 하며 결국 궁정악장의 자리에까지 오르는 인물입니다. 그러다 보니 방탕하기만 한 천재를 질투하게 되고, 결국 그를 파멸에 빠트리는 계획을 실행하게 됩니다.

천재 음악가의 삶과 죽음을 다룬 작품이니 등장하는 음악도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영화의 도입부에서 모차르트의 시신이 이름 모를 묘지 한복판에 버려지는 장면에 등장하는 교향곡 25번 1악장을 시작으로,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 20번 2악장까지 스토리 라인에 맞게 등장하는 음악은 절묘하기까지 합니다. 인물의 상황과 감정을 표현하는 배경으로, 그리고 실제 모차르트의 생애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쓰이는 음악을 듣는 재미까지, 영화를 보는 내내 귀가 즐겁습니다.
 

2. 실제 역사 속의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질투하여 죽였다는 것은 후대에 만들어진 픽션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몇 가지 증거들을 들어보겠습니다.
 
첫째, 살리에리는 존경받는 음악가였고, 당시 유럽 최고의 음악 수준을 자랑하던 오스트리아 빈의 궁정악장이었습니다. 부와 명예를 모두 가진 살리에리가 천재지만 프리랜서로 일할 뿐인 모차르트에게 죽이고 싶을 만큼 질투를 느꼈다는 것은 일종의 루머에 불과한 것이죠.

둘째, 실제로 살리에리는 베토벤, 리스트, 슈베르트, 체르니 등의 스승이었고, 모차르트의 아내인 콘스탄체는 모차르트가 죽고 난 후 자기 아들의 교육을 살리에리에게 맡기기까지 했을 정도입니다. 자기 남편을 죽인 사람에게 자기 아들 교육을 맡길 사람은 없지 않을까요?
 
셋째, 모차르트가 죽기 직전에 작곡한 레퀴엠(진혼곡)을 의뢰한 사람은 살리에리가 아닙니다. 빈 남서쪽 슈투파흐의 영주였던 프란츠 폰 발제크 백작이 아내의 장례식 때 본인이 작곡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연주하고자 모차르트에게 작곡을 청탁한 것입니다.

넷째, 살리에리는 가난한 학생들을 무상으로 가르쳐주고, 종교음악도 많이 작곡했던 성실하고 인품도 훌륭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죽인 사람이라는 건 루머이자 작가의 상상일 뿐이라는 증거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3. 천재를 만든 건, 그를 사랑한 가족

 
35년이라는 짧은 생애와 불운한 말년에도 불구하고 모차르트는 타고난 음악적 재능이 매우 탁월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음악적 성공과 재능은 모두 그를 뒷밤침해주었던 부모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로 여겨집니다. 특히 어린 시절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음악 선생님과 매니저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던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의 헌신은 가장 큰 공로일 것입니다. 또한 언제나 사랑으로 아들을 품어준 어머니 안나 마리아와 음악을 먼저 접하고 넓은 식견과 이해심을 가진 동료이자 누나였던 난네를이 그의 곁에 언제나 함께했습니다. 이러한 가족 간의 사랑은 모차르트와 그의 가족이 남긴 수많은 편지를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천재 모차르트로 인해 가족이 감당해야 하는 희생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모차르트의 가족들은 모차르트를 위해 그들의 삶의 많은 부분을 기꺼이 희생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모차르트는 진정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내인 콘스탄체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지만 모차르트보다 훨씬 더 병약하고 똑같이 낭비벽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많은 빚은 아내의 요양을 위해 만들어지기도 했지요. 그래도 모차르트는 그토록 사랑하는 부모와 가족이 반대하는 결혼을 강행했을 정도로 아내를 사랑했습니다.
 
아쉬운 점은 그가 건강하게 좀 더 오래 살았더라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많은 뛰어난 그의 작품을 들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감히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신해철과 김광석의 짧은 생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여담> 음악의 천재가 모차르트라면, 문학의 천재는 셰익스피어가 아닐까요? 셰익스피어의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는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도 함께 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 불꽃 같은 연인들의 사랑 이야기